대부분의 케냐 사람들은 춤추는 것을 좋아합니다.

타고난 리듬감이 있고, 아주 그냥 흥이 넘치는 민족입니다.

그래서 교회에 춤을 추러 간다는 청년들이 많고, 그러한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찬양이 아닌 온갖 노래들을 틀며 교회에서 춤을 추게 해줍니다.

그리스도인들도 때로는 자기의 흥에 겨워 신나게 노래하고 춤출 수 있습니다. 노래와 춤은 우리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기 쉬운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드 중독으로 몸과 삶이 망한 자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가진 것 하나 없이 여전히 가난한 상태에서 부르는 노래와 춤은 참 많이 다릅니다. 그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죄사함의 은혜가 놀라워서,

십자가가 참 고마워서,

하늘 아버지가 참 좋아서...

그래서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며 예배했습니다.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느8:10)



우리는 늘 근심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요.

마약에 중독되어 여러번 재활을 해도 여전히 그 유혹 때문에 미친듯 괴로워하던 형제를 기억합니다. 그래도 교회에서 헌신도하며 나름 애썼지만 번번히 실패하며 좌절했었지요.


술에 중독되어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의 상처와 거짓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늘 의심과 원망, 분노에 사로잡혀 살던 자매를 기억합니다.


이전에는 자신도 청년들처럼 뜨거웠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어느새 식어버린 가슴으로 교회를 떠나 세탁소 비지니스에 전념하시는 어떤 사모님도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정말이지 약하디 약하고, 그 사실을 변명처럼 사용하는 악하디 악한 자들입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많은 사역자들은 이렇게 가르칩니다.

"믿음으로 돌파하십시오!"

"거룩한 삶을 위해 중독된 것을 끊어 내십시오!"

"영적인 실력을 길러내십시오."


다 좋습니다. 그런데 제 삶을 비추어봤을 때, 돈이나 건강, 사람, 경력, 신분, 공동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고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저에게는 답이 없었습니다.

기도를 안했을까요? 금식은요? 헌신은요? 내가 처절하게 발버둥쳐서 하나님을 감동시키면 그 문제들을 극복하고 역전시키는 능력을 받았을까요?


제가 땅바닥을 뒹굴며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십자가를 묵상하는 것이었습니다.

십자가를 바라 볼 때마다, 온몸이 갈기 갈기 찢겨서 지독한 고통에 벌레처럼 꿈틀거리고 계시는 영광의 왕 예수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창조의 능력을 가지신 전능한 하나님이 심심해서 인간 따위에게 잡혀서 벌거벗김을 당하고,

무기력하게 처형당하시는 수치를 참으셨을까요?

아니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내가 미친듯이 마약을 찾아 해매고,

내가 미친듯이 술을 좋아하고,

내가 미친듯이 음란을, 게임을, 맛집을, 여행을, 스포츠를,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며 탐닉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끊어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벌레같은 내가 되어 죽으셨습니다...


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부족합니까?

우리를 살린 하나님의 유일한 처방책이 바로 이 십자가인데, 이것 외에 다른 능력이 더 필요합니까?

이 사랑이 우리를 어떤 상황에도 다시 일어나게 하고, 또다시 춤추게 합니다.


복음을 주신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그분답게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빡세게 "내 명령을 따르라"는 게 아니라,

늘 예수님 안에 거하고 예수님만 의지하라는 너무나도 고마운 허락이지요.


우리의 죄성은 안 변합니다. 안 사라집니다.

노력해서 죄성을 깎아내고, 최선을 다해서 거룩한 실력을 쌓아가는 게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죄인인 내가 되어서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진리'를 오늘도 기억하며,

천국 가는 그날까지, 우리는 예수님께 감사하고 주님만 의지하며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자격이 되어서 검은띠를 딴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매 순간 그리스도만 의지해야 하기에 '그리스도인'인 것이지요.


이 기쁨을 누리는 자들은, 상황이 조금도 안 나아져도, 여전히 문제가 산적해 있어도, 오히려 더욱 악화된다 할지라도, 주를 향한 기쁨의 노래와 춤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가 믿음이나 실력이 있어서가 절대 아니라 그저 우리 하나님이 너무 크고, 너무 좋아서지요.


이 글을 쓰는 동안, 우유를 한모금 들이켰는데 파리를 씹었네요. 푸확~ 컴퓨터 위에 다 쏟고요...;;;;;

케냐는 파리가 많지요. 모기도 많구요. 요런 저런 벌레들도... 제가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는 무술을 아무리 익혀도 다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디에서 어떤 상황 속에 있든지 간에,

사탄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의 '기쁨'을 약탈하려고 할 것입니다. 모기같은 그들의 직업이니까요.

하나님과의 관계만 끊으면 진짜 기쁨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 엘토토 식구들은 오늘도 예배하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나를 위해, 춤을 추기 위해서, 스트레스 풀려고 모인 것이 아닌,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중독자이고, 고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쁨의 비밀은,

오늘도 신실하게 일용할 양식을 먹여주시는 아빠 하나님입니다

말씀을 감사히 받아 먹으며,

그 찐 사랑에 취하여...

댄스 댄스!

(막내 브라이슨은 축구하다 넘어져서 무릎을 다쳤기 때문에 앉아서 댄스!)